Convenience

박산 2021. 10. 5. 07:24

◀「Convenience 1」 이광무 화백 ▶

 

시집 ≪'노량진 극장' 중, 2008 우리글≫ 

 

Convenience 

 

누가 돈 낼까 전전긍긍하여 먹는 밥 한 끼 보다는

냉수에 밥 말아 김치 찢어 씹는 게 맛있습니다

 

좋아하지도 않는 술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며 마시느니

냉수 한 사발이 시원 합니다

 

사사건건 캐물어 대답하기 싫은 이랑 백날 앉아 있느니

빈방에 누워 코 후비는 게 더 편 합니다

 

가기 싫은데 억지로 체면 생각해 갔다가 김새는 것 보다는

조금 미안하더라도 안가는 게 머릿속이 가볍습니다

 

순간적 욕정에 눌린 정사情事 후 허겁지겁 속옷 찾아 입는 것 보다는

달콤한 입맞춤 후 가벼운 포옹이 훨씬 상큼 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