심심풀이 오징어 땅콩

박산 2021. 2. 22. 08:06

              '碧海停泊' 이광무 화백


「심심풀이 오징어 땅콩 」


1963년 노량진 극장

우리 반 코찔찔이 영철이가

흰 광목 목판을 앞으로 메고는

"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!

사이다 있어요 콜라 있어요!"

큰소리로 외치며 장사를 했었다



죽기 살기로 먹고살 일도 없는 지금

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을

그냥 질겅질겅 씹으며 살아야 하는데



시 쓰는 일조차도

'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지'



평생 여유 없는 심보를 고집하는 내가 밉다